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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오 / 가브리엘x유오ts (최강의 군단) / @nero_uo ]

 

 

 

카페에 손님이 없는 건 일상 이였다. 브린디쉬의 작은 카페. 소년은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가게 밖을 바라보았다.  오늘도 손님이 없네.  소년은 에스프레소 머신쪽으로 다가갔다. 손님이 없으면 정리하라고 가라했으니까.  먼지가 쌓인 기계를 행주로 닦다가 소년은 딸랑하고 울린 종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죄송하지만 오늘 영업은 끝났습니다.”

 

아, 가게 팻말 돌리는 거 깜박했다. 그래서 손님이 왔나보네. 어쩌지, 뒷머리를 긁적이곤 카운터에 서있는 손님을 보곤 소년은 눈을 깜빡였다.  자신도 나름 크다 생각하는데 앞에 있는 손님은 더욱 컸다. 게다가 분홍머리라니.

 

“더치커피 있나요?”

 

“네? 네. 56페니입니다.”

 

소년은 카운터에서 어슬렁거리는 사내를 힐끔 보았다. 누군데 맨발로 저렇게 돌아다니는 거지? 히어로? 빌런? 다행히 이 카페는 히어로들과 빌런들의 유일한 휴식처이기에 그들은 여기서 싸우지 않았다. 그러지만 언제 돌변할지 몰라 늘 조심을 기했기에 소년은 늘 조용히 눈치만 보고 있을 뿐이었다. 뭐 지금은 전부 퇴근했지만. 찬장에 마지막 남은 더치커피를 보다가 소년은 앞에 서있는 분홍빛 사내에게 그걸 건내주었다.

 

“마지막 더치커피에요. 운이 좋으세요.”

 

“저 앞에 화이트 데이 그건 뭔가요?”

 

“별거 아니에요. 내일부터 화이트 데이라고 신 메뉴 나온다는 공지에요.”

 

소년은 웃으면서 앞치마를 벗곤 카운터를 나왔다. 사내-가브리엘은 소년을 보곤 고개를 갸웃했다.

 

“그쪽은 평범한 사람인가봐요? 아까 저쪽에서 싸우던데.”

 

“능력자에요. 다만 히어로도 빌런도 아닌 능력이라 여기서 일해요.”

 

소년은 가게 팻말을 돌려놓으며 푸스스 웃었다. 

 

“내일 또 오실건가요?”

 

의례적으로 물어보는 질문. 한명의 손님이라도 더 받아야하기 때문에 그렇게 물어본다. 천사는 소년의 웃음이 자신이 자주 보았던 그 누군가의 웃음과 닮았는지 머리카락을 쓱쓱 쓸어주었다.

 

“또 올게요.”

 

사탕을 잔뜩 가지고. 당신이 좋아할만한 사탕을 들고. 

 

역시 신 메뉴가 나온다니 사람은 미친 듯이 많았다. 소년은 작게 한숨을 쉬면서 카운터에서 주문을 받고 있었다. 길게 줄을 선 손님과 미어터지는 가게. 이제 이런 거 하지 말자고 해야 하던지 원. 익숙한 손놀림으로 캐셔를 두들기고 있을 때 가게 종이 딸랑하고 울렸다. 

 

“어서 오세요.”

 

어제 보았던 사…비행능력자인가 날개가 무지 크네? 소년이 생각할 때 카운터로 조금은 큰 쇼핑백이 툭 떨어졌다. 소년이 잠깐 주문 받기를 멈추곤 쇼핑백을 들여다보자 근처의 단골 히어로들이 우르르 몰려왔다.

 

“사탕이네! 너 저 사람 남친 이였냐?”

 

“아니, 저, 그게.”

 

“맛있게 먹어요.”

 

커피향이 가까이 왔다가 금방 사라졌다. 볼에 따뜻한 무언가가 와 닿았다가 가버렸다. 귀에 시끄러운 휘파람 소리가 들린다. 소년이 멍하니 있을 때 가게의 종소리가 딸랑딸랑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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