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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아키★륭키 / 오이카와 토오루x타치바나 후유키 (하이큐) / @Ryuaki0316_D ]

 

 

 

 

 


누군가 흘린 말에 뒤처진 못하는 부원들을 챙기기 위해 역주행을 하다가 옷을 붙잡는 울고 있는 어린아이의 부모님을 찾아주고 나뭇가지에 걸린 고양이를 구해주고 길 가던 어르신의 수레를 밀어주고 등등 다른 일을 돕다 보니 어느새 아오바죠사이 고교가 보이는 길에 서 있었다. 


분명 가던 길을 역주행한 것 같은데 심각한 얼굴로 있다가 다른 부원들에게 연락하자고 져지 주머니 속으로 손을 넣었지만,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로드워크 때 휴대전화를 챙겨오는 사람이 어딨느냐고 훌쩍이면서 익숙한 쪽으로 걸어갔다. 아까 이쪽을 지나친 것 같아서. 그렇게 생각은 하면서 어째서인지 점점 아오바죠사이 고교와 가까워지는지는 알 수 없었다. 


아니. 아는데도 모른 척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아오바죠사이엔 타치바나가 가장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으니까. 시라토리자와 배구부의 라이벌이라 할 만큼 강한 아오바죠사이의 배구부, 그리고 그 팀에 소속되어있는 그 남자가. 단정하게 교복을 입고 하교하는 학생들의 시선을 받으니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 


이 학교엔 언젠가 한 번쯤은 와보고 싶었지만, 지금의 차림으로는 절대 아니었다. 만약 아는 사람이라도 만난다면……. 타치바나는 돌아가자고 왔던 길로 되돌아가려고 고개를 돌렸다.

 

“후유키군?”

 

어디선가 들어본 목소리에 빳빳하게 고개를 돌렸다. 설마… 했는데 다행히 예상했던 사람은 아니었다. 어떻게 친해진 것에 대해 설명하면 조금 길어지니 나중에 풀기로 하고 같은 목적을 가진 동지라고 할까. 웃으면서 자신에게 손을 흔드는 여학생을 보니 구세주가 나타났다며 타치바나는 활짝 웃으면서 여학생에게 다가갔다. 

 

“그런 꼴로 여긴 웬일이야?” 


“그런 꼴… 이긴 하지. 로드워크 때문에… 후배 부원들을 챙기려다가 막 이런저런 일이 생기고 그러다 보니…” 


“그러니까 후배들 챙기려 역주행하다가 딴 길로 샜다 이거잖아? 뭐… 후유키군 성격이라면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도와준다고 했겠지만.” 


“그래! 그거야!” 

 

타치바나가 제대로 설명도 못 하는걸 그 여학생은 웃으면서 단번에 알아차렸다. 타치바나는 반갑고 자신의 상황을 알아준 기쁜 마음에 양손을 주먹을 쥐고 위아래로 움직이면서 고개까지 위아래로 움직였다. 그의 반응에 웃으면서 여학생과의 대화가 이어졌다.

 

“그러고 보니 오늘 화이트데이잖아, 후유키군 동생에게 사탕 챙겨줬어?” 


“아니. 나 그런 건 잘 몰라서… 맞다. 아침에 아키나가 학교 선배 둘에게 준다고 상자 두 개를 들고 가는 건 보긴 했는데… 나도 하나 먹으라고 한 알 주길래 그냥 먹으면서 왔지.” 


“여자들은 기념일 챙겨주는 세심함에 반한다고? 동생 거라도 하나 챙겨. 후유키군.” 


“음… 그래. 아. 그러고 보니 사탕 있다. 줄까?” 


“주면 고맙…겠지만 사양할게. 웬 홍삼 사탕이야. 것도 봉투째로…….” 


“아까 할아버지께서 주셨어. 홍삼 진짜 맛있어. 아빠가 저번에 한국 여행 갔다가 오셨을 때 사온 적 있었는데…” 

 

그 후엔 일상적인 대화와 한 사람을 주제로 하는 이야기가 이어졌다. 매일 라인으로 단체 채팅방이나 개인 채팅방으로 이야기를 주고받지만 이렇게 만나는 건 오랜만이라 신이 난 것인지 시라토리자와라 학원이라고 적힌 배구부 져지를 입고 있던 타치바나는 하교 중인 다른 아오바죠사이 고교 학생들의 시선을 받는 줄도 모르고 이야기꽃을 피우며 신나있었다. 조금은 시선이 갈 정도로 떠드는 소리에 하교 중인 학생들 중 몇 명은 타치바나를 알아보는 사람도 있어 이름을 부르면서 손을 들어 인사하고 지나가거나 타치바나와 대화 중인 여학생과 같은 뜻을 함께하는 여학생들이 붙으면서 작은 무리가 만들어졌다.


키 차이가 있어서 그런지 그 무리에서 단연 돋보이는 타치바나는 여학생들과 같은 이야기를 나누고 먼저 가겠다는 여학생들에겐 자신이 받은 홍삼 사탕을 쥐여주기까지 하는 상냥함을 보였다. 물론 받은 여학생들이 이게 웬 홍삼 사탕이냐며 웃으면서 집으로 갔지만. 


점점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타치바나는 어째서 대화를 하게 되었는지에 대해 까먹은 것인지 그 상황을 직접 몸으로 움직이면서 설명하면서 점점 대화가 에베레스트 등산을 하던 중에 누군가 타치바나의 어깨를 툭 건드리면서 그 대화는 등산에서 급히 하산하게 되었다. 


주변에 있던 여학생들은 타치바나 쪽을 보면서 꺄꺄 거리며 좋아하는데 방금까지와 다른 반응에 타치바나는 별 생각 없이 고개를 돌리는데 뺨이 긴 검지에 닿아 살이 폭 들어갔다. 그 검지를 따라 뒤로 배경처럼 보이는 웃는 얼굴에 그대로 굳어서는 상대가 자신에게 어깨동무를 하든 말든 마네킹마냥 움직일 수가 없었다. 자주 본건 사실이지만 친하다 하는 관계는 아닌 라이벌이면서 팬인 애매한 관계의 두 사람인데도 오이카와 토오루는 타치바나 후유키에게 친한 척 달라붙었다. 그런 행동은 팬의 입장인 타치바나에게는 기뻐 날뛸 일이었다. 오이카와에겐 그저 반응이 재밌는 시라토리자와 부원일 뿐이었지만.

 

“여학생들이 교문 밖에 시라토리자와 배구부 부원이 있다길래 혹시 탓치인가 싶어서 나와봤는데… 오이카와씨 보러… 온 건 아닌 것 같고.” 


“오이카와군 있지 후유키군 말인데 로드워ㅋ” 


“으아아아! 아아아니… 벌써 시간이… 그럼 전 갑니다… 모두 다음에 봬요!” 

 

로드워크 때문에 길을 잃어서 여기 있다는 말을 절대로 오이카와에게는 하고 싶지 않았다. 내가 동경하는 사람 앞에서 자신의 바보 같은 행동을 말해선 웃을게 뻔했으니까 부끄러워 도망가기 위해 걸음을 옮기는데 져지를 붙잡혀 도로 끌려왔다. 평소 같으면 좋아서 부원들에게 자랑할 에피소드 중 하나가 되었겠지만, 로드워크 때문에 땀 냄새도 나고 옷도 위엔 져지에 아래는 러닝 복에 머리는 부원들과의 내기에 져서 앞 머리카락을 뒤로 넘겨 핀을 꽂은 이상한 상태인데 이런 상태로 오래 있고 싶지 않았다. 오이카와는 끌어당기고 타치바나는 도망가려 움직이는 상황에 여학생들은 뭐 어떠냐며 타치바나를 오이카와쪽으로 밀어 옆에 나란히 서게 하였다. 


도저히 얼굴을 마주할 자신이 없어 몸은 옆에 있지만, 얼굴은 절대로 마주 볼 수 없다며 고개를 옆으로 돌리다 점점 숙어지고 결국엔 양 손바닥으로 자신의 얼굴을 가리는데 귀까지 빨개져 한눈에 봐도 부끄러워 하고 있구나 하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옆에 있는 오이카와는 속으로 아, 시라토리자와 부원주제에. 라면서 비웃고 있지만, 겉으로는 티를 내지 않은 체 여학생들에게 인사를 해준다. 여학생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기회를 노려 도망치려는 타치바나를 꽉 붙들고 있는데 타치바나는 그동안 귀찮게 따라다녀서 복수하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까지 하면서 제발 손을 떼 달라는 듯 오이카와의 손을 떼어내려다 힘을 주어 떼어내다 손가락을 다치면 어떡하지 라는 생각이 부딪혀 이러지도 저리지도 못하고 있었다. 여학생들에게 도와달라고 구원의 눈빛을 보냈지만, 여학생들은 오이카와에게 시선이 넘어간 상태라 누구도 타치바나를 보고 있지 않았다.


***


작은 팬 미팅은 마무리되고 자신에게 손을 흔드는 여학생들에게 잘 가라며 윙크가 담긴 인사를 하는 오이카와는 대략 30분 동안 자신의 손에 붙잡혀 도망치지도 못한 타치바나가 넋을 놓고 있는 얼굴로 있자 조금은 심했나 싶었지만, 매번 경기장에서 같은 색 져지를 입고 자신을 내려다보는 우시지마를 떠올리곤 꼴 좋다고 마음을 바꿨다. 

우시지마가 부원들을 챙기는 타입의 주장은 아니었지만, 옆에서 재잘재잘 거리던 부원이 한순간 동경하는 자신을 보고 활짝 웃으며 뛰어올 때면 미묘하게 굳어선 얼굴을 떠올렸다. 


시라토리자와라는 글자마저 싫다고 생각은 하고 있지만 지금 옆에서 넋이 나간 이상한 꼴을 하는 그 부원이, 오이카와 쪽으로 뛰어가 경기 잘 봤다고 말을 할 때마다 얼마나 기분이 상했을까. 오이카와보다 강한 자신보다 맨날 자신에게 지는 팀의 주장을 보고 좋아하고 있는 모습은 주인을 버리고 주인이 아닌 사람에게 꼬리 흔드는 강아지와 같은 것일 테니. 
그래서 일부러 그의 행동에 오구오구 하면서 같은 부원에게 대하듯 자연스러운 행동으로 맞이하곤 했다. 우시지마에게 보란 듯이. 자신을 동경하는 순수한 마음을 우습게 여기면서. 물론 배구로 눌러버리겠다는 마음도 있지만 이런 방법으로도 그 천하의 우시지마 와카토시를… 오이카와는 저도 모르게 피식 웃었다.

 

오이카와의 웃음에 정신을 차린 그, 부원. 타치바나는 급히 손바닥으로 자기 이마를 가리고는 죄송하다면서 허리 숙여 인사를 했다. 시라토리자와 져지를 입은 사람의 허리가 내 눈앞에서 90도로 숙일 수가 있구나. 사진이라도 찍어둘까 했지만 폰이 없다는 아쉬움에 짧게 숨을 뱉어냈다. 여학생도 없고 그 잘난 우시와카도 없으니 웃는 연기 따윈 보여주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웃고 있던 얼굴이 팍 식어버린 것도 모른 체 타치바나는 뭔가 생각이 났다는 듯 이마를 가리던 손을 내리고 허리를 들면서 주머니를 뒤졌다. 


같은 운동하는 사람이라 그런지 항상 배구와 관련된 보호구나 물건들을 주긴 하던데. 타치바나의 선물을 받은 오이카와는 그 물건을 전혀 사용도 안 하고 다 가져다 버리거나 다른 부원에게 주거나 하지만. 전혀 모르는 타치바나가 찾은 것인지 오이카와쪽을 힐끔 쳐다본 뒤 줄까 말까 고민하는 것이 보였다. 

 

“나 이만 들어가 봐야 하는데…” 


“아, 저기 잠시만 이. 이거 받아주세요!” 

 

급하게 주머니에서 뺀 손안엔 아까 여학생들에게 나눠주던 홍삼 사탕이 가득히 가득하다 못해 넘쳐나 바닥으로 몇 개 후두두 소리를 내며 떨어졌다. 몇 개가 더 떨어지려고 하니 다른 손으로 받쳐 양손을 오이카와에게 내밀게 되었다. 홍삼 사탕을 본 오이카와는 예상치 못한 선물에 풉소리가 나게 웃다가 큰소리로 배를 붙잡고 웃었다. 

 

“오늘이 화이트데인가 남자가 사탕을 주는 날이라고 들어서… 아. 제가 좋아하는 맛이긴 한데 오이카와씨는 마음에 안 들겠죠… 역시… 그렇겠죠. 죄송합니다…….” 

 

아. 역시 이건 주지 말아야 했다며 변명의 말을 뱉어내면서 속으로 후회하고 있는 타치바나에게 오이카와는 눈가에 맺힌 눈물을 닦아내면서 타치바나의 양손 아래에 자신의 손을 내밀었다. 이 나이 때 잘 먹지 않는 맛인 사탕이 왠지 모르게 받아본 선물 중에서 가장 웃기고 마음에 든다고 생각이 들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이것만큼은 진심으로 웃으면서 받을 것 같았다. 


오이카와가 내민 손을 보고 타치바나는 활짝 웃으면서 손바닥 안에 있는 사탕을 오이카와 손에 쌓는 동안 언제 나온 것인지 하나마키와 마츠카와는 상황을 지켜보면서 화이트데이엔 남자가 여자한테 주는 날 아니었냐며 구경을 하고 있었다. 분명 둘의 임무는 부 활동 중간에 밖에 나가서 돌아오지 않는 오이카와를 데려오는 것이었지만 구경하는 게 더 재밌는지 벽에 기대어 소리를 내지 않고 웃으면서 지켜보고 있었다. 남팬이 여학생에게 인기 많은 주장에게 화이트데이 날 사탕을 주는 것만큼 재밌는 게 어디 있을까 라면서 휴대전화를 꺼내 한 명은 동영상, 한 명은 사진을 찍으면서 언젠가 오이카와를 놀리기 위해 사용할 총알을 챙기고 있었다.

 

그 사실을 전혀 모르는 오이카와는 타치바나에게서 받은 사탕을 주머니에 넣었다. 앞에 있는 오이카와가 웃으면서 사탕을 받아줬다는 것에 감동모드에 돌입한 타치바나는 이미 자기만의 세상에 빠져있는 동안 타치바나를 찾으러 온 부원들의 목소리가 들렸다. 작은 목소리였음에도 알아차린 오이카와는 한가지 장난을 떠올린다. 몇 발짝 걸어 타치바나를 제대로 세웠다. 오이카와의 손에 몸을 바로 세운 타치바나는 무슨 할 말이 있냐는 얼굴을 했다. 오이카와는 빙긋 웃었다. 

 

“답례랄까. 내가 줄 수 있는 거라곤 이것밖에 없는데.” 

 

그리고 뺨에 입을 맞추었다. 


따뜻한 날씨인 것도 이유였지만 로드워크를 하다 온 것 때문인지 부 활동 하다가 온 것 때문인지 누구의 것인지 모를 땀 냄새가 났다. 매일 맡는 게 땀 냄새니까 라며 신경 쓰지 않고 입술을 뗐다. 
시라토리자와 부원에게 하물며 남자에게 잘해줄 생각은 전혀 없었다. 이런 행동도 그저 오이카와에게 있어선 장난에 지나지 않았으니까. 남자들끼리는 잘 하지 않는 행동이라 놀라거나 당황해 거리를 두는 타치바나의 행동을 생각했는데 그런 행동은 전혀 없고 맞은편에서 쿵쾅거리는 소리만이 들려왔다. 

 

이쪽에도 들린다고… 랄까. 나한테 뽀뽀 받는 걸로 기뻐하고 있는 거야 지금? 


오이카와 쪽에서 먼저 거리를 두었다. 느리게 표정이 점점 변하는 것을 보고 있던 오이카와는 타치바나의 반응에 남팬이라고 해서 다를 줄 알았는데 여학생들과 다른 건 없구나 하고 생각했다. 아니 평소엔 그다지 관심도 없고 진실하게 생각한 적도 없었으니까 모르는 것일지도. 


다리까지 풀린 것인지 바닥에 주저앉아서는 다리가 풀리지 않은 척 다급하게 사탕을 줍는 행동은 오이카와의 손을 올라가게 하였다. 그 손은 타치바나의 머리카락을 툭툭 건드리다 익숙한 목소리에 아차 싶어 얼른 손을 뗀다. 사탕을 꼭 쥔 체로 양손이 머리 위로 올라와 기뻐하는 얼굴인 타치바나를 보다가 재차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먼저 보낸 앞사람들이 안 와 셋이서 놀고 있나 싶어 그들을 통제할 수 있는 유일한 남자인 이와이즈미가 시라토리자와의 부원인, 타치바나와 그 맞은편에 서 있는 오이카와를 보고 바로 오이카와가 있는 쪽으로 걸어오면서 입고 있던 져지의 소매를 걷어내고 있었다. 저건 분명히 지금 상황을 오해한 거라고 직감한 오이카와가 일단은 살기 위해 타치바나의 뒤쪽으로 숨었다. 
오이카와는 이와이즈미가 타치바나는 시라토리자와 부원이지만 나쁜 녀석은 아니라고 생각하는걸 알고 있었다. 아니 나쁜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냥 다 학생인데. 이와이즈미는 자신의 눈앞에 있는 타치바나를 보고 멈춰 섰다. 

 

“아, 안녕하세요.” 


“그래. 오랜… 만이다.” 

 

초면도 아닌데 초면처럼 어색하게 인사를 한 뒤 이와이즈미는 타치바나 뒤로 숨은 오이카와를 째려보았다. 평소에는 타치바나를 우습게 여기던 그가 지금은 뒤에 숨어서 제 반응을 보고 웃는 모습에 타치바나에게 잠시만 비켜달라고 하는데 오이카와는 필사적으로 붙잡았다. 

 

“탓치 너! 오이카와씨가 죽는 걸 눈앞에서 보고 싶지 않다면 비키지 마!” 


“야!” 


“저… 오이카와씨는 잘못이 없는데!”

 

타치바나를 가운데 두고 서로 손을 뻗고 피하는 공방전을 치르는 것을 쭉 지켜보던 하나마키와 마츠카와는 웃기만 하고. 타치바나를 데리러 오기 위해 멀리서 걸어오면서 상황을 보던 세미는 어이가 없어 이건 또 뭔 상황인가 하고 가운데 낀 부원을 구하고자 그들이 있는 쪽으로 뛰어갔다. 

 

“미안. 우리 쪽 애가 실례를 했어.” 


“아, 에이짱.” 

 

그리고는 그 사이에서 타치바나를 자연스럽게 빼내면서 정말 미안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옆에 있던 타치바나 역시 멍하게 있다가 세미의 옆구리 찌르기에 함께 죄송합니다! 라면서 고개를 숙였다. 오이카와와 이와이즈미 역시 행동을 멈추고 이와이즈미가 미안하다면서 오이카와의 뒤통수를 감싸 잡은 뒤 자신이 사과하면서 머리를 숙이게 했다. 고개를 든 이와이즈미와 세미는 서로를 보고 힘들겠다고 하는 안쓰러운 눈빛을 보내고 다음에 보자고 하는 한마디와 함께 왔던 길로 돌아선 세미와 돌아섰다가 오이카와쪽을 보고 활짝 웃으며 인사하는 타치바나는 손바닥까지 흔들면서 인사를 한다. 


도저히 끝나지 않을 것 같은 행동에 우시지마가 어땠을지 알 것 같다는 매우 귀찮다는 표정으로 세미는 타치바나의 팔을 붙잡고 끌어당기기 시작했다. 질질 끌려가면서도 다음에 봬요! 라는 목소리에 오이카와는 빙긋 웃고 있던 표정을 풀고 투덜투덜 거렸다.

 

“난 잘못한 거 없거든요? 왜 내가 시라토리자와 부원에게…” 


“그럼 다음에 찾아올 때 싫으면 싫다고 하던가. 찾아올 때는 웃어주고 선물까지 받아주면서 왜 뒤에 가서 까고 그러냐.” 


“아아. 못생긴 이와짱은 이런 내 마음을 이해 못 하겠지!” 

 

말이 끝나자마자 날아온 주먹은 옆구리를 강하게 강타했다. 아프다고 이와이즈미에게 소릴 치면서도 들어가자는 말에 발은 자연스레 앞서 들어가는 이와이즈미를 따랐다. 
왜 거부하지 않냐니. 오이카와는 시야에서 사라지기 직전에 둘에게 시선을 돌렸다. 


세미의 옆에 찰싹 달라붙었다가 등을 짝 소리 나게 맞고 몸이 앞으로 숙이면서 들고 있던 홍삼 사탕이 후두두 떨어지자 타치바나는 가던 길을 멈추고 사탕을 주웠다. 다 주웠는지 몸을 일으킨 뒤 몇 개는 주머니에 넣고 몇 개는 세미 쪽으로 내밀면서 먹을래? 라는 행동을 했다가 또 한 대 맞는 것을 끝으로 둘은 보이지 않았다.

 

둘이 사라지니 교문 밖에 얼굴을 내밀 이유가 없어진 오이카와는 교문 안으로 들어와 먼저 가고 있는 부원들 쪽으로 뛰어갔다. 셋은 오이카와가 있었던 일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가 오이카와가 다가오니 모른 척 다른 대화로 전환했다. 대상은 방금 일의 주인공이라고 불리는 시라토리자와 배구부 부원의 이야기였다. 그 부원이 준 것을 떠올리고는 오이카와는 자신의 주머니에 들어있던 홍삼 사탕을 꺼내보았다. 조금 전에 있었던 상황을 떠오르니 저도 모르게 피식 웃었다. 인원수에 맞게 사탕을 꺼내 부원들이 있는 쪽으로 손바닥을 내밀었다. 

 

“한 개씩 먹어.” 


“홍삼 맛… 아까 그 걔가 준거네.” 


“너 이런 게 좋아했었냐?” 


“뭐 좋아하진 않지만…….” 

 

끝을 흐리고는 손바닥에서 사라지는 사탕 세 개와 나머지 남아있는 하나를 보면서 손을 꽉 쥐었다. 빨리 들어가자며 어깨를 툭 치는 이와이즈미의 행동에 알겠다며 홍삼 사탕을 도로 주머니에 넣고 빠르게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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